
🔹 인간은 정말 일부일처제 동물일까?
유명인의 불륜 스캔들이 터질 때마다 사회는 들끓습니다. 도덕적 비난이 쏟아지고, 가정 파괴자라는 손가락질이 이어지죠. 그런데 이상한 점이 있습니다. 불륜을 소재로 한 드라마는 계속 인기를 끌고, 불륜은 끊임없이 발생합니다. 왜 그럴까요?
놀라운 사실이 있습니다. 포유류 5,500종 중에서 일부일처제를 실천하는 종은 단 5%도 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인간은 이 희귀한 9~15%에 속하는 일부일처제 동물입니다. 하지만 여기에 함정이 있습니다. 미시건대 진화심리학자 대니얼 크루거는 이렇게 말합니다.
즉, 인간은 일부일처제와 일부다처제 사이의 애매한 과도기에 있는 종이라는 것입니다. 완벽한 일부일처제 동물인 늑대나 백조와는 다릅니다. 늑대는 평생 한 배우자와 살며, 배우자가 죽어도 재혼률이 매우 낮습니다. 반면 인간은 이혼과 재혼을 반복하는 '연속일부일처제(serial monogamy)'를 실천하고 있죠.
🔹 왜 일부일처제로 진화했을까?
인간이 일부일처제로 진화한 것은 불과 20~30만 년 전의 일입니다. 그 전까지는 다른 영장류처럼 난혼이나 일부다처제였죠. 그렇다면 왜 변화가 일어났을까요? 과학자들은 세 가지 결정적 이유를 제시합니다.
흥미롭게도 150만~200만 년 전 호모 에렉투스 시대의 화석을 보면, 여성의 체격이 남성에 근접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는 수컷 간 경쟁이 덜 치열해졌다는 증거입니다. 영장류는 암수의 체격이 비슷할수록 일부일처제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죠. 반면 일부다처제인 고릴라나 사자는 수컷이 암컷보다 훨씬 큽니다.
🔹 뇌 속의 '바람 유전자' - 호르몬의 비밀
일본 뇌과학자 나카노 노부코는 충격적인 주장을 합니다. "인간의 절반은 불륜 유전자를 타고났다"는 것입니다. 최근 뇌과학의 발전으로 성 행동에 큰 영향을 미치는 유전자와 뇌 내부 물질이 명확하게 밝혀졌습니다.
프레리들쥐 연구가 이를 극적으로 보여줍니다. 초원들쥐는 일부일처제를 유지하지만, 유전적으로 거의 같은 산악들쥐는 난혼 관계를 유지합니다. 차이는 단 하나, 옥시토신과 바소프레신 수용체의 위치입니다.
🧪 충격적인 실험 결과
초원들쥐의 옥시토신 수용체를 산악들쥐에게 주입하자 산악들쥐도 일부일처제를 실천했습니다. 반대로 초원들쥐의 옥시토신을 차단하자 난혼 관계로 바뀌었죠. 호르몬 하나가 짝짓기 전략을 완전히 바꿔버린 것입니다.
인간에게도 이런 호르몬 시스템이 작동합니다. 사랑에 빠질 때 우리 뇌에서는 세 가지 핵심 물질이 분비됩니다.
도파민: 뇌의 보상 시스템을 활성화합니다. 연인을 볼 때 초콜릿을 먹거나 복권에 당첨될 때와 같은 뇌 영역이 활성화되죠. 사랑을 '중독 상태'로 만드는 주범입니다.
옥시토신: '사랑의 호르몬'으로 불립니다. 유대감을 형성하고 신뢰를 높이며 스트레스를 줄입니다. 하지만 문제가 있습니다. 새로운 이성과 눈빛을 주고받으면 옥시토신이 분비되며 도파민이라는 보상이 생깁니다.
바소프레신: 장기적 유대감 형성에 관여합니다. 하지만 영장류의 경우 다른 뇌 화학물질이 더 중요하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더 충격적인 사실이 있습니다. 미국 콜로라도볼더대 연구팀은 프레리들쥐 실험에서 '뇌의 리셋 작용'을 발견했습니다. 짝과 함께 있을 때는 도파민이 급격히 분비되지만, 떨어지면 도파민 분비가 줄고 유대 행동도 감소합니다. 이별 후 회복이 더딘 사람은 도파민 처리 속도가 느릴 수 있다는 의미죠.
🔹 불륜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
그렇다면 불륜에 대한 비난은 왜 끊이지 않을까요? 뇌과학은 이것도 설명합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에 '무임승차자'를 응징하려는 본능이 있습니다.
가정을 유지하는 노력은 회피하고 연애의 달콤함만 향유하는 사람을 보면, 우리 뇌는 이를 '불공정한 행위'로 인식합니다. 그리고 이런 사람을 응징하는 행위는 '정의로운 행동'으로 받아들여지며, 이때 뇌에서는 쾌락이 동반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불륜을 더욱 거세게 비난하는 것입니다.
결국 모순이 성립합니다. 불륜은 사라지지 않고, 불륜에 대한 비난도 사라지지 않습니다. 둘 다 뇌와 깊은 관련이 있기 때문입니다.
🔹 결혼 제도의 미래는?
현대 사회는 흥미로운 변화를 겪고 있습니다. 데이트 앱을 통해 선택지가 무한정 쏟아지고, 연애와 관계의 정의가 끊임없이 변하고 있죠. 폴리아모리(다자연애)를 선택하는 사람들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인류학자 캐티 스타크웨더 박사는 전 세계에서 여성 1명이 여러 남편을 두는 일처다부제 사회 50여 곳을 기록했습니다. 네팔, 티베트부터 아프리카와 아메리카 일부 지역까지 분포하죠. 일부일처제가 유일한 정답은 아닌 것입니다.
🤔 40만 년 전 불을 피우던 인류의 후예
40만 년 전 호모 에렉투스는 불을 사용하며 진화했습니다. 그리고 20~30만 년 전 일부일처제로 전환했죠. 이제 21세기 인류는 또 다른 진화의 기로에 서 있습니다. 결혼 제도는 영원불변한 진리가 아니라 생존 전략의 산물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이제는 결혼 제도의 진화를 논할 때일까요?
워싱턴대 사회학과 페퍼 슈워츠 교수는 단언합니다. "인간이 일부일처제 동물이라고 보지 않는다. 진정한 일부일처제 동물은 거위로 짝이 죽으면 다시는 짝짓기를 하지 않는다." 인간은 일부일처제나 일부다처제 분류에 모두 완벽히 들어맞지 않는 독특한 존재입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현대 사회가 일부일처제를 선택한 데에는 이유가 있다는 점입니다. 민주주의의 보급으로 권력이 다수에게 넘어가면서, 소수 권력자에게 이득이 집중되는 일부다처제는 설 자리를 잃었습니다. 생존이 보장된 환경에서는 일부일처제가 여러 장점을 제공하기 때문이죠.
📋 핵심 정리
인간은 일부일처제와 일부다처제 사이의 과도기 동물입니다. 불륜이 끊이지 않는 이유는 뇌의 호르몬 시스템과 진화적 유산 때문이며, 불륜 비난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는 사회적 응징 본능 때문입니다. 결혼 제도는 영원불변한 진리가 아니라 환경에 따라 진화해온 생존 전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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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주 묻는 질문
Q: 불륜 유전자가 정말 존재하나요?
엄밀히 말하면 '불륜 유전자'라는 특정 유전자는 없습니다. 하지만 옥시토신, 도파민, 바소프레신 같은 호르몬 시스템이 성 행동에 큰 영향을 미치며, 이들의 수용체 분포와 민감도는 유전적 요인의 영향을 받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인간의 절반 정도가 새로운 자극에 더 민감한 호르몬 구조를 갖고 있다고 합니다.
Q: 그렇다면 불륜을 정당화할 수 있나요?
절대 아닙니다. 생물학적 경향성이 있다는 것과 도덕적으로 정당하다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입니다. 인간은 본능을 이성으로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이 있으며, 사회적 약속과 타인에 대한 배려는 여전히 중요합니다. 과학은 현상을 설명할 뿐, 윤리적 판단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Q: 왜 남성이 여성보다 재혼율이 높나요?
진화심리학에서는 남성이 일부다처제 성향을, 여성이 일부일처제 성향을 더 강하게 갖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합니다. 이는 번식 전략의 차이에서 비롯됩니다. 하지만 개인차가 크며, 사회문화적 요인도 큰 영향을 미칩니다.
Q: 옥시토신을 인위적으로 조절하면 사랑을 만들 수 있나요?
취리히대 연구에서 옥시토신을 흡입한 사람들이 타인을 더 신뢰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효과는 개인차가 크고 상황에 따라 다릅니다. 좋은 관계에서는 신뢰를 강화하지만 부정적 관계에서는 나쁜 감정을 악화시킬 수도 있죠. '사랑의 묘약'은 아직 과학소설 속 이야기입니다.
Q: 결혼 제도가 사라질까요?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형태는 다양화될 수 있습니다. 이미 폴리아모리, 동거, 비혼 등 다양한 관계 형태가 등장하고 있죠. 중요한 것은 각자에게 맞는 형태를 존중하고, 선택의 자유를 보장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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